[회고] 2025 충청 ICT 디지털신기술 SW개발 공모전에 참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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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 2025 충청 ICT 디지털신기술 SW개발 공모전에 참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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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Tech
Computer Science
Career
Published
October 1, 2025
Author
SSUM

충청 전통시장에 새 숨결을 불어넣다: '어서5슈' 개발 회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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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um21Updated Sep 24, 2025
모든 시작은 작은 문제의식에서 비롯된다. "왜 우리 지역 전통시장은 이렇게 좋은데, 정보 찾기는 항상 어려울까?" 중고등학교 시절 충청도에서 보냈다. 초등학생 때는 학교 앞에 전통시장이 있었을 때 토박이 대학생으로서 늘 가졌던 이 아쉬움이 '2025 충청권 ICT 이노베이션 공모전' 공고를 보고 한 번 이걸 해결해보고자 하는 아이디어로 시작하게 되었다. 아쉽게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했던 내용을 까먹지 않기 위해 이렇게 정리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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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왜 주제를 전통시장으로 잡았나?

1.1. 우리가 꿈꾸는 이상향: 시장의 디지털전환을 이끌어보자

충청의 심장과도 같았던 전통시장이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 사람이 모이고 이야기가 넘치던 그곳이 점점 조용해지는 현실 앞에서, 우리는 '충청권 ICT 이노베이션'이라는 화두에 대한 대답을 시작하고자 했다. 최근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 같은 뉴스와 젊은 세대의 시장 방문 트렌드를 보며, 전통시장의 부활 가능성을 확신했다. 우리의 목표는 명확했다. 최신 ICT 기술을 통해 사람과 사람, 세대와 세대를 다시 연결하고, 충청권 전통시장에 디지털 전환(DX)이라는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는 것. 그것이 우리가 시도하는 '어서5슈'의 이상향이다.
이 아이디어는 충청의 현실에 단단히 발을 딛고 있다. 막연한 구상이 아니었다. 충남 76곳, 충북 66곳, 총 142개에 달하는 충청권 전체 시장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분석하며 이 프로젝트를 구체화했다. 이는 우리의 서비스가 충청 지역민의 삶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근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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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두 개의 장벽을 허물기 위한 단 하나의 솔루션

"혹시 오늘 5일장에 가면 싱싱한 공주 알밤을 살 수 있을까?", "지난번에 샀던 그 할머니네 옥수수가 오늘은 나왔을까?“
전통시장을 가기 전,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생각이다. 무엇을 파는지, 누가 나왔는지 알 수 없는 '정보의 장벽'은 새로운 방문객, 특히 젊은 세대의 발길을 망설이게 했다.
반면, 시장을 지키는 상인분들 앞에는 '디지털의 장벽'이 놓여 있었다. 평균 연령 60세가 훌쩍 넘는 상인분들께 복잡한 앱이나 관리자 페이지는 외계어와 같았다. 우리는 생각의 방향을 완전히 바꿨다. 상인분들을 디지털 세상에 억지로 맞추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그분들의 세상으로 들어가자. 상인분들에게 가장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행위, 바로 정성껏 진열한 상품 사진을 '찰칵' 찍는 그 순간에서 모든 것이 시작되도록 만들자고 결심했다. '어서5슈'는 이 두 개의 거대한 장벽을 허물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해결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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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 그래서 '어떻게' 만들었는가: 개발 절차와 아키텍처

2.1. 개발 절차: 본질에 집중하기 위한 선택

1단계: 아키텍처 디자인 "어떻게 하면 가장 빠르고 안정적으로, 그러면서도 가장 따뜻한 경험을 만들 수 있을까?" 우리는 백엔드 서버를 밑바닥부터 구축하는 대신, Supabase라는 Backend as a Service 프레임워크를 선택했다. 인프라 구축이라는 부차적인 문제에서 벗어나, '어떻게 하면 상인분들이 더 쉽게 쓸 수 있을까?'와 같은 서비스의 본질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프론트엔드는 React와 TypeScript를 조합하여, 웹 기술임에도 네이티브 앱처럼 부드럽고 안정적인 사용자 경험을 만들고자 했다.
2단계: 데이터 및 보안 설계 서비스의 주춧돌은 '데이터'다. 가게, 상품, 인증이라는 세 가지 핵심 정보를 어떻게 담을지 고민하며 데이터베이스 스키마를 설계했다. 특히, 위치 기반 검색에 최적화된 구조로 설계하여 지도 위에서 수많은 가게 정보를 빠르게 찾아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Supabase의 Row Level Security (RLS) 기술을 도입하여, 상인 한 분 한 분의 데이터는 비밀번호를 아는 본인만이 관리할 수 있도록 원천적으로 설계했다.
3-4단계: 컴포넌트 기반 개발과 CI/CD 파이프라인 재사용 가능한 컴포넌트 형식으로 '지역 선택기', '지도' 등을 개발했다. 상인 등록 과정 역시 Step1PhotoUpload, Step2AIAnalysis, Step3Complete와 같이 명확한 컴포넌트로 분리했다. 모든 코드는 Github에 Push 되는 순간 Vercel을 통해 자동으로 빌드 및 배포되는 CI/CD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인적 오류를 최소화하고,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Instant Rollback' 기능으로 즉시 이전 버전으로 되돌릴 수 있는 안정적인 개발 환경을 확보했다. Vercel 대시보드를 통해 6시간 동안 천여 건의 트래픽이 발생하는 것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데이터 기반의 운영을 실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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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시스템 구조: 각 전문가들의 협업

구성 요소
내용
구현 방법
방문객/상인 클라이언트
사용자와 서비스가 만나는 모든 접점. 직관적 UI/UX를 통해 최상의 경험을 제공.
React, TypeScript 기반 반응형 웹앱. Geolocation API, Kakao Map API 연동.
클라우드 플랫폼
서비스의 뇌와 심장. 데이터 저장, 인증, 실시간 통신 등 모든 중심 기능을 담당.
Supabase 플랫폼 기반. PostgreSQL, Edge Functions, Realtime Engine 활용.
인공지능 분석
사진이라는 비정형 데이터를 '상품', '가격'이라는 정형 데이터로 해석하는 분석가.
Google의 Gemini API를 활용. 클라이언트에서 업로드된 이미지를 분석하여 텍스트 결과를 반환.

 

Chapter 3. '어서5슈'의 핵심 기능: 우리가 만든 마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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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5슈'는 단순한 지도 앱이 아니다. 상인과 방문객, 모두를 위한 따뜻한 기술이 녹아있는 살아있는 생태계다.
[ 상인 ]
  • AI 자동 등록 시스템: 상인분이 좌판 사진 한 장만 찍어 올리면, AI API로 등록한 Gemini가 사진 속 상품과 손글씨 가격표를 자동으로 인식하고, 사진의 GPS 정보로 위치까지 찾아내 등록을 완료해주는 '제로-터치' 방식.
[ 방문객 ]
  • 실시간 스마트 지도: Supabase의 실시간 기술과 Kakao 지도를 결합하여, '지금 이 순간' 영업 중인 가게, 오늘 나온 제철 상품 등을 지도 위에서 생생하게 보여주는 '살아있는 보물 지도'.
[ 모두 ]
  • 상인용 관리 대시보드: 상인분들이 버튼 하나로 '영업 중' 상태를 변경하고, 사진만 찍어 상품을 추가하는 세상에서 가장 쉬운 디지털 좌판.
  • 단골 맺기 및 알림: 방문객이 마음에 드는 가게를 '단골'로 등록하면, 해당 가게의 소식을 맞춤형 알림(향후 구현)으로 받아볼 수 있는 관계 형성 기능.
  • 다층 보안 시스템: 서버 측 Edge Function과 데이터베이스 RLS 정책으로 상인의 개인정보를 이중으로 보호하여 데이터 주권을 상인에게 돌려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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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logue: 기술로 세대와 문화를 잇다

기존의 지역 정보 앱은 '일방적인 정보 제공'에 그쳤다. 하지만 '어서5슈'는 '상인이 직접 만들어가는 양방향 생태계'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기술의 문턱을 극단적으로 낮춰 정보 생산의 주체를 상인에게 돌려줌으로써, 정보의 실시간성과 신뢰성을 모두 확보했다.
우리는 시장을 온라인 쇼핑몰로 바꾸려는 것이 아니다. 흥정과 덤으로 오가는 '정(情)'의 문화는 그대로 지키면서, 정보의 접근성만을 높여 시장 생태계 그 자체를 건강하게 만들고자 한다. 이 모델은 전국의 푸드트럭, 플리마켓, 노점상 등 대한민국 골목 상권 전체의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표준 모델이 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번 공모전은 끝났지만, 우리의 이야기는 이제 시작이다. 기술이 충청 지역 경제와 공동체에 따뜻한 온기를 더하는 그날까지, 우리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